포근한 날씨에 눈이 녹아 등산화에 달라붙어 고행<송라산-두리봉>
-주민생활과 매우 밀접해 친근한 매봉산, 석산-
포근한 날씨에 눈이 녹아 등산화에 달라붙어 고행<송라산-두리봉>
제2322025010호 2024-02-02(일)
◆자리한 곳 : 경기 남양주시, 가평군.
◆지나온 길 : 마석역-심석초교-송라산-소래비고개-매봉산-서낭당고개-석산-학고개-두리봉-372.3m봉-북한강공원묘원-구암3리-대성리역
◆거리및시간: 7시간28분(10:35~18:03) ※ 도상거리 : 약14.2km <걸음 수(步行數) : 24,526보>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대체로 맑음 <‘해 뜸 07:36, ’해 짐17:57’ ‘최저 -5도, 최고 8도’>
마음속 찌꺼기로 남아 찜찜함을 털어내려는 산행
어제(1일) 북한산둘레길 산행에서 목표했던 임곡삼거리까지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했으나 9km를 남겨두고 송추느티나무사거리에서 접었다. 지난여름 무더위와 가시덩굴에 지도에 잘못 표기된 등산로 때문에 불만스럽게 산행을 마감했던 기억이 찌꺼기를 털어내려고 남양주시의 송라산, 두리봉산행을 계획했다. 나이 탓으로 방전된 체력을 온전하게 회복하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집안 형편상 기본적인 가사(家事)까지도 모두가 내 책임이기에 서둘러 집안일을 끝내고 오랜만에 조반을 챙겨먹고 부지런을 떨었는데도 배낭을 꾸려 현관문을 나서며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8시 가까운 시간이다. 응암역(6호선)으로 달려갔지만 주일이라 지하철 배차간격이 늘어져 마음이 조급하다. 봉화산역으로 이동 신내행으로 환승하는데 20분을 소모했고, 다시 신내역(경춘선)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하느라 또 25분을 기다려 경춘선 열차(10:01)에 승차했다. 혼잡하지 않은 열차에서 산행복장을 꾸리고 마석역에 도착하자 예비동작 없이 바로 산행에 돌입했다.(10:35)
마석역(磨石驛) :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리에 있는 경춘선의 전철역이다. 1939년 7월 25일 보통 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2010년 12월 21일 광역철도가 개통되었다. 2012년 2월 28일 경춘선 급행열차 운행이 종료되었고, 준 고속열차인 ITX-청춘 열차가 운행이 개시되어, 평일 출퇴근 시간에만 정차한다. 평일 출퇴근 시간과 막차시간 때 일부 마석행 열차가 있으며, 출근시간 때 1편 마석발 상봉행 열차가 있다. -위키 백과-
오랜만에 가족(子女 사위)과 삼겹살 회식을 생각한다.
마석역 2번 출구를 빠져나온 송라산 끝자락에 ‘시인 조지훈 묘’ 푯말이 호기심을 끌었다. 하지만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연결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해 심석초교로 방향을 잡았다. 심석고교에서 골목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끝과 연결된 등산로 따라 묘지를 지나 바위지대에 10여개의 벌통을 만났다. 산허리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입금지(사유지 특수작물 재배지) 구역이라 주장하니 어쩌겠는가? 우회로 선택뿐이다. 지도를 살펴보니 산행거리 약13.9km, 예상소요 6시간(10:35~16:30)으로 추정된다. 대성리역(16:52)에서 전동차로 귀가하면 19:00이전에 집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딸아이에게 문자로 삼겹살 가족 회식 준비를 부탁했다.
-송라산 헬기장에서 바라본 천마산, 용문산의 겨울-
송라산-헬기장-소래비고개-매봉산-석산
송라산 주능선에 올라서니 예상보다 많은 적설량으로 아이젠착용이 필수였으나 버틸 때까지 견뎌볼 요량이나, 가파른 지형이라 그러지 않아도 느린 진행으로 송라산 정상 도착까지 100분이나 소요됐다. 정상을 뒤로하고 조망이 트인 헬기장에 이르러 경기도 주요(천마, 용문, 명지)산을 조망하고, 소래비고개로 방향을 잡았다. 통행자가 없어 무릎까지 차오른 적설에 지형까지 러셀(Russell)이 필수인데 사방을 둘러봐도 그 흔한 리본하나 보이지 않아 난감하다. 상황이 나쁘다고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이므로 믿을 것이라곤 오르지 나의 등산 경험이 유일하다. 스틱 끝에서 전해오는 감각만으로 위험천만한 급경사로를 위태롭게 진행하다 눈에 들어온 낡은 리본이 지금 순간엔 세상 무엇보다 고맙고 반가운 선물이었다. 가끔씩 만났던 야생동물 발자국을 응용하고 러셀 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으나 안전하게 장천고개에 내려선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갑자기 다리가 후들거리고 온몸의 기운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듯 몸이 축 늘어졌다. 능선에서 남쪽으로 650m쯤 떨어진 매봉산에 들렸다가 뒤돌아서 소래비고개를 조금지난 무명봉에서, 드러내지 않고 홀로 묵묵히 눈을 치우는 고마운 분과 감사인사 나누고, 서낭당고개(폐 채석장)과 석산 전위(305m)봉을 경유해 석산(307m)에 이른다.
-태극기와 함께한 송라산 정상과 무인 감시 카메라-
송라산(松羅山) :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 가곡, 묵현리와 수동면 송천리 소재 높이 497.7m 산이다.
한북정맥 천마지맥 송라분맥에 속하는 산줄기로 천마산의 동쪽, 송라산 정상 부근에는 통신 기지국이 있어 등산로가 제한되며, 그 옆길을 따라 산행하게 된다. ‘송라산’이란 명칭은 옛 문헌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인근 수동면 송천리에 ‘소래비’라는 마을이 있는데, ‘소래비’는 ‘솔 앞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솔’은 송라산의 ‘송라(松羅)’와 통하는 말이다. ‘송라’라는 발음은 ‘수리’에서 나왔는데, ‘봉(峯)’, ‘상(上)’, ‘고(高)’와 같이 ‘봉우리’를 의미한다. 송라산의 동쪽에는 소래비고개, 매봉산, 학고개, 두리봉 등이 있고, 끝에는 북한강이 자리하고 있다. 송라산의 북쪽에는 가곡천과 구운천이, 남쪽에는 묵현천이 흐르고 남쪽에 마석역이 있어 접근하기 쉽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물론 서울 시민들의 등산로로 이용된다. 송라산은 총 5개의 코스가 조성되어 있으며, 천마산이나 두리봉까지 연계하여 등산하기도 한다. 소래비고개부터 피아노폭포까지 이어지는 다산길6코스(머재고개길)가 조성되어 있다. -출처 : 향토문화전자대전-
-주민들과 언제라도 함께해 다정한 매봉산 정상-
매봉산((梅峯山) :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송천리에 소재한 높이 243m 산이다.
소래비(장천)고개에서 송라분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능선에 올라서 남쪽 서희스타 힐스아파트를 바라보며, 60년대 시골 신작로와 비슷한 수레길 따라 전주이씨 묘를 지나면 좌측으로 완만한 커브를 이루는 봉긋 솟은 봉우리로, 서희스타 힐스아파트 주민들과 인근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며 체력단련장이다. 유래는 산의 옛 이름인 ‘뫼’가 '매산, '매봉', '매봉산'으로 변한 것으로 생각되며 지역에는 머재, 달뫼산, 맷돌모루(마석우리 磨石隅里)등 순수한 우리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홀로 제설 작업,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석산 정상-
석산 :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송천리 산 65 자리한 높이 307m 산이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달뫼터널 : 수동IC~화도IC)중간에 위치한다. 소래비(장천)고개를 경계로 송라산과 나눠지며 서낭당고개 서쪽자락은 상당부분이 편마암 채석장으로 허가받아 채굴했던 상처가 흉물스럽게 남아 있고 동쪽자락은 학고개로 두리봉으로 이어진다.
-야생 고라니와 만났던 학고개, 탈진 직전에 올라선 372.3m봉-
학고개-두리봉-372.3봉(삼각점)-북한강공원묘원
석산 경사로엔 바람에 날린 눈이 가랑이까지 쌓여 힘들게 수레길 고갯마루에 내려선다. 성황나무를 치장했던 낡아빠진 오색천이 바람의 힘으로 높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학고개를 경유해 두리봉으로 향하는 오르막까지 아이젠 착용 없이 진행하느라 2번이나 큰대(大)로 넘어졌고, 머릿속이 흔들렸으나 견뎌냈지만, 가시덩굴에 급경사까지 겹치니 앞으로 진행이 안 되므로 어쩔 수 없이 아이젠을 착용했다. 두리봉(372.9m)에서 삼각점(372.3m)봉에 이를 때까지는 아이젠 착용으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진 않았지만, 기온(최고 8도)이 높아 쌓인 눈이 느리게 녹아내리며 엉겨 붙은 특성으로 두세 걸음마다, 등산화에 거대한 눈 덩이(모래주머니무게 2배)가 매달려 때어내느라 진행이 느려지며 많은 체력소모로 인해서 탈진직전 상황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아이젠을 제거하니 날아갈듯 가볍다. 북한강공원묘원에 내려서며 뒤로 발라당 나자빠졌다. 아직은 낮이라 별은 없는데도 많은 별이 눈에서 번쩍 거린 3번째로 넘어졌으나 다치진 않았으니 다행이다.
-높이는 낮지만 그래도 알려진 두리봉인데 초라하다-
두리봉 :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답내리 산 7-2에 소재한 높이 372.9m 산이다.
한북천마지맥 송라분맥에 속한 산줄기다. 두리봉의 ‘두리’는 ‘둥글다’라는 의미이며, ‘봉’은 ‘봉우리’ 혹은 ‘산’이라는 뜻이다. 두리봉은 산봉우리가 둥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둥근 산’, ‘둥근 봉우리’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별로 없는 산이고 학고개에서 올라오는 산길은 산불이 발생했던 까닭으로 가시덤불과 칡넝쿨 등의 억샌 잡초들이 우거져 진행이 쉽지 않다. 남쪽 산자락엔 대단위 북한강공원묘원과 아담한 불자묘지가 있다.
-길지에 자리한 규모가 상당한 북한강 공원묘지 풍경-
북한강공원묘원 :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 285-1
“더 가까워진 성묫길” 천마산 예봉산 등과 함께 용맥이 튼튼하고 북한강과 청평댐이 눈앞에 펼쳐져있습니다. 전통적인 풍수지리에 근거한 좌청룡 우백호, 앞에는 북한강이 감싸고 있는 천혜의 배산임수지다. 2009년 7월 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강남에서 30분대, 강일IC에서 15분대로 도착 하실 수 있으며, 2010년 2월 청량리~춘천 경춘선 전철개통으로 더욱 편안히 성묘하실 수 있다. 또한 근거리에 대성리 관광 유원지, 북한강 수상 스키장, 수동계곡, 청평유원지, 자라섬, 남이섬, 가평유원지, 강촌유원지, 강촌엘리시안 스키장 등이 산재하고 있어 성묘 길에 가족나들이를 하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북한강공원 홈페이지-
-경춘선 대성리역 북한강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성리역(大成里驛)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에 있는 경춘선의 전철역이다.
북한강 기슭에 성곽처럼 이어진 언덕, 푸른 호반과 맑은 강물을 담은 대성리역은 1939년 경춘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 관광객 증가와 함께 역사 및 광장을 넓히면서 성장해왔다. 역명은 동명의 지명에서 유래하였는데, 대성이란 대승(大升) 또는 대성(大城)으로 높은 언덕, 둔덕임을 의미하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이곳으로 흐르는 북한강 기슭이 마치 성곽처럼 이어져 있다는 것에서 대성이라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사업으로 벽돌조 슬라브 단층 역사에서 현대식 역사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북한강 푸른 호반의 맑은 물에 대한 청정 이미지와 자연과 전원 도시 이미지를 역사 디자인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나무위키-
-눈 산행에서 러셀은 필수, 무릎까지 젖어 너무 힘들었다.-
반세기 2,322회 산행 중에서 진짜 힘든 산행 중 한 페이지
눈에 푹 젖어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운 육신에선 서로 다른 두 개의 개성이 격한 언쟁중이다. 하나는 바지와 등산화는 물로 양말까지 완전히 젖어 발에 감각이 무뎌져 동상이 염려되므로 예방차원에서 북한강공원묘원에서 콜택시로 탈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하나는 고통스럽지만 한 시간만 더 고생하면 대성리역에서 유종의 미를 맛볼 수 있다는 주장이 맞붙다. 한 모금의 식수로 혼란한 정신을 가다듬고 마지막 봉우리에 이를 악물고 올라섰으니 이제부턴 쉬운 길이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 푹신거리는 내리막을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는데 전화벨이 울려댄다. 딸아이다. 현재시간 17시20분, 삼겹살 먹을 준비 끝냈고, 아빠 오시기만 기다리는데 어디쯤인지 확인이다. 눈 때문에 산행이 지연되어 아직도 산행중이며 산행이 끝나려면 50분은 지나야 가능하다. 너무 늦어지므로 아쉽지만 삼겹살 파티는 내일 저녁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구암3리 마을회관경유 구운천 다리건너 지친 육신으로 대성리역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80분 남짓 지각한 7시간28분간의 악조건에도 안전하게 산행을 갈무리 하도록 격려해 주신 송라, 두리봉을 관장하고 계신 신령님께 그저 감사할 뿐이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5-02-05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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