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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매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그리고 경기장과 관악산 풍경-
봉산. 매봉산<육신이 거부해 차선책으로 동네뒷산을 찾았다.>
제2276024045호 2024-08-18(일)
◆자리한 곳 : 서울 은평. 마포구, 경기 고양시.
◆지나온 길 : 상신초교-봉산전망대-증산갈림길-수색교-난지천공원-노을공원-하늘공원-매봉산-월드컵역
◆거리및시간: 4시간05분(11:22~15:27) ※ 도상거리 : 약12.1km <보행수(步行數) : 20,067보>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구름 많음 <‘해 뜸 05:51 해 짐 19:21’ ‘최저 27도, 최고 33도’>
-입추가 이미 지났고, 처서를 4일 앞둔 시간에 어울리는 시-
우리네 삶에선 내키지 않고 싫어도 억지로 행해야 할 때가 있다.
어제(토) 일이다. 별로 관심도 흥미도 없는 모임(‘내 삶의 기록 운동’창립총회 / LifestoryKorea) 15시, 영등포 양평동 영광교회에서 열린다며, 선배(고교. 직장)님께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독선에 어쩌지 못하고 백기 투항했다. 억지춘향으로 참석했으니 찜찜한 기분을 알코올이란 약물로 깨끗하게 소독하고야 말겠다는 다부진 마음으로 소주를 들이마셨다. 하지만 마음이 세탁되기는커녕 주독만이 잔류해 몸 컨디션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이미 계획한 일정만은 완벽하게 소화해 내겠다는 다짐마음으로, 가볍게 불광천을 산책하고 평소처럼 자정쯤에 잠을 청했다.
-상신초교 들머리, 능선에서 만난 관광명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어쩌자고 이토록 잠들기가 어렵단 말인가? 더위 먹었나!
수도권 전철(경춘선)을 이용, 한강변의 우거진 숲과 시원하게 펼쳐진 산책로의 운치가 어우러진 대성리역에서 눈요기 피서하고, 들머리삼아 계획한 산행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27도를 웃도는 열대야로 인하여 한밤중에도 후텁지근하고 끈적거림 때문에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 더는 참아내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찬물을 끼얹어보지만 그때뿐 별다를 게 없다. 엉뚱하게 머리맡의 책을 펼쳐보지만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시간만 흘러 벌써 3시가 넘어간다. 곡절 끝에 어렵게 잠들었는데, 새벽시간대의 고요를 깨트리는 알람이 사정없이 울려댄다. 엉거주춤 느린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꿈결에 ‘다녀오겠습니다.’는 아들 녀석의 출근을 신고하는 인사말에 겨우 정신을 수습했다.
-봉산의 끝자락, 박정희 도서관, 하늘공원 시인의 거리-
버스 떠난 뒤, 손들면 바보! 다른 길을 찾는 것은 당연
계획했던 산행은 이미 떠나버린 기차였으니, 오늘은 쉬고 싶다는 마음에서 날씨의 지원을 기대하는 마음에서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바램과는 반하게 내일과 모래의 서울 날씨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고 곳에 따라서는 많은 소나기를 예보하며 주의를 요구했다.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한다. 가볍게 동네뒷산 트레킹이라도 다녀오지 않는다면 예측 할 수 없는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다. 오늘 도서관에 반납해야 할 책들부터 챙긴 다음 식수(1.6리터), 가벼운 간식으로 배낭을 꾸린다.
증산도서관의 대출도서부터 반납하고, 상신초등학교로 이동하며 오늘 진행하고 싶은 코스를 땡볕을 피해 머릿속에 그린다(상신초교-봉산주능선-봉산전망대-편백나무치유의숲-증산동갈림길-성불사갈림길-수색교-상암동-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난지잔디광장-2펌프장-노을공원둘레길-노을공원교차로-시인의거리(메타세콰이어길)-하늘공원둘레길-월드컵경기장교차로-매봉산-월드컵경기장역) 약12km를 완성한다.
-한강변과 평화공원의 메타세쿼이아 길 풍경-
사색이 길어진 트레킹인 만큼 사색도 다양하고 넓어간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다 한국동란이후 조국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에 주역이었으며,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격동의 고단한 시간들을 온몸으로 겪어냈었다. 평생소원 첫 번째가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등정이다. 미련스럽게 시리 아직은 체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중대한 문제는 젊어서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빠서 노후준비가 부족하다 못해 소홀했던 까닭으로 나이든 가난뱅이다. '킬리만자로' 등정 소요경비(1,500만원)인데 뒷방늙은이처지에 목돈 마련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고민 끝에 고희(古稀)를 기해 아이들에게 아빠의 소원을 분명하게 전달했었다. 벌써 2년이란 세월이 지나가는데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 가치는 품위 있는 노후인데 젊은 날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희희낙락했음이 아쉽기만 하다.
-매봉산 정상 쉼터, 경기장으로 하산하며 만난 풍경-
편견인지? 아니면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결론을 내린다.
하늘공원의 명품인 메타세콰이어 길(시인의 거리)을 천천히 걸으며, 산만하게 흩어진 생각을 나름으로 정리하며 편견 아니면 정답이란 결론을 내린다. 아무리 화려한 금수저도 고달프지 않은 인생은 없을 것이고, 정상에 서있는 인기인이라고 외롭지 않은 삶이 어디 있겠는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손발로 옳던 그르던 관계없이 혼자서 묵묵히 걸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리라! 타인이 가르쳐주거나 간접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가 겪어온 과거뿐, 지금이후 즉 미래의 시간들은 오롯이 스스로의 삶을 기록해야만 하는 자신의 길이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4-08-20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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