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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봉산 정상석, 봉화산 정상목(산이 많은 고장다운 정상판 이다) -
봉화. 검봉산<진(津)빠졌다 생각했는데, 강렬한 에너지가 꿈틀거린다.>
제2280024049호 2024-09-03(화)
◆자리한 곳 : 강원도 춘천시
◆지나온 길 :강촌역-안산-봉화산-복창고개-범바위봉-임지봉-산불탑-문배마을-검봉산-283.7m봉-백양리역
◆거리및시간: 7시간12분(08:06~15:18) ※ 도상거리 : 약14.6km < 걸음 수(步行數) : 27,035보>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비교적 맑음 <‘해 뜸 06:04 해 짐 18:58’ ‘최저 22도, 최고 30도’>
약하지만 오락가락 내린 비 때문에 하루 늦은 산행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격언이 아니더라도 내키지도 않은 우중산행만은 피하고 싶다. 사실은 월요일인 어제(2일) 산행을 계획하고 준비했었는데, 기상청의 비 예보(더위는 한풀 꺾이나 새벽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다가, 차츰 전국 곳곳으로 확대되겠다며 나들이엔 우산 꼭 챙기라는 당부)다. 볼썽사납게 시리 비에 젖으면서까지, 산행을 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으므로 하루연기하고 여가시간을 활용, 도서관에서 대출받은 책들을 챙겨 반납했다. 또 쉽고 재밌는 읽을거리를 고르며 어제 하루는 쉬었으니, 오늘은 조금 빡센 일정으로 산행에 나서려고 새벽부터 분주하게 손발을 움직인다. 살림하는 사람에겐 필연인 가사(家事)들을 정리하고, 부지런히 배낭을 꾸려 스스로 정한시간(05:30)에 맞춰 현관문을 나선다. 응암역(6호선)출발한 신내역행 첫 열차에 승차했고, 곧 도착한 경춘선열차로 환승 목적지인 강촌역에 도착한다.(08:04)
-들머리 풍경, 어렵게 만난 나무가지 사이로 시원한 조망-
강촌역(江村驛)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곡리에 있는 경춘선의 전철역이다.
2010년 12월 21일에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강촌역(강촌리에서 방곡리로 이전)하였다. 강촌리역에선 북한강의 경치를 즐겼으나, 600m가량 떨어진 방곡리 강촌역에서는 북한강을 만날 수 없다. 경춘선 복선전철화 개통전의 강촌역은 모든 열차가 정차하였으나, 2012년 2월 ITX-청춘 개통으로 급행열차는 더 이상 운행되지 않다가 2017년 1월, 평일 급행열차 운행을 재개하였다.
-봉수대가 자리했던 봉화산 정상, 경기 최고봉 화악산이 조망된다.-
봉화산(烽火山)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가정. 장촌. 강촌리를 경계한 높이 525.8m산이다.
정상에 조선시대 국가비상 통신(비상)연락망이었던 봉수대가 있어서 봉화산이란 이름을 얻었으나, 현재는 정상에서 봉수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산의 규모가 작고, 코스도 짧아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 산행코스로 적합하다. 너무 짧아 만족하지 못하다면, 능선으로 연결된 북쪽의 검봉산과 연계산행으로 갈증을 달래기를 추천한다. 산허리에 높이 40여m에 달하는 구국폭포는 여름엔 시원한 물줄기로, 겨울철 빙벽등반의 명소이다.
-춘천지맥상의 범바위봉 바위와 소나무가 조화롭다-
춘천지맥(春川枝脈) : 북한강과 남한강의 수계를 가로 짓는 한강기맥의 청량봉(1,052m)에서 북쪽으로 분기해서 하뱃재에서 고도를 낮추다가 다시 솟구쳐 응봉산(1,103m)-백암산(1,099m)-가마봉(1,192m)-소뿔산(1,118m)-가마봉(925m)-매봉(800m)-가리산(1,051m)-대룡산(899m)-응봉(759m)-연엽산(850m)-꼬깔봉(421m)-봉화산(515m)-새덕산(488m)을 달려 서사천이 북한강에 흡수되는 약125km의 산줄기다.
-산속마을에서 만난풍경(마을안내도. 문배 낙과. 생태연못)-
문배마을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444-11
구곡폭포 입구에서 오른쪽 능선길로 길을 잡아 40여분정도 오르면 산 정상처럼 보이는 분지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문배마을이다. 2만여 평의 분지인 이곳 문배마을의 시골풍경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고향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문배마을은 돌배 보다는 조금 크고 일반배 보다는 작은 문배나무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마을의 모양이 배를 닮았다고 하여 문배마을이 됐다는 설 두 가지로 나뉜다. 문배마을을 한자로 문배라고 쓰는데 문헌을 찾아보니 구곡폭포의 옛 지명인 문폭 뒤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문배마을이라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을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특별메뉴를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산채백반과 그곳에서 키운 토종닭 요리 등의 별미를 맛볼 수 있음은 행운이며, 산행에서 즐기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2등삼각점이 자리한 검봉산, 소탈한 느낌의 검봉산 정상 풍경-
검봉산(劍峰山)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와 강촌리에 자리한 높이 530.2m산이다.
칼을 세워 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칼봉 또는 검봉이라 한다. 산줄기는 온통 깎아지른 듯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고 자갈과 흙이 뒤섞여 있는 들머리 쪽 등산로도 경사가 급해 전체적으로 오르기가 수월치 않은 산이다. 북한강 건너편 계관산. 삼악산이 조망되며, 남쪽의 봉화산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두 산을 함께 오르는 사람이 많다.
봉화산 문배마을 검봉산행 가볍게 스케치<山行記錄>
9월에 들어서니 기온의 변화로 한낮엔 잔서가 남아있어 무덥지만, 조석으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활동하는데 어렵거나 고통스럽지는 않게 시원한 바람이 피부를 스쳐가는 9월3일(화)이다. 또 우리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보듬은 밝고 둥근달의 대명사인 음력 팔월 첫날이다. 충분한 휴식 덕택인지? 아니면 느낌인지는 모르나 평소보다 컨디션이 양호하다. 강촌역에 열차가 도착하자 머뭇거림 없이 곧바로 아침 8시6분 산행을 시작한다. 팻말(봉화산 4.1km, 문배마을 7.3km)에서 본격적인 산행부터 가파른 된비알이다. 196.2m봉 능선에 올라서며 평탄해 편안한 능선이나, 조망이 전혀 없어 답답하다. 얼마 뒤 좌측(방곡리)에 벌목한 틈으로 이따금 나뭇가지 사이로 트인 조망이 시원하다. 안산(310.3m)지난 안부에서 가볍게 조반을 해결 후 봉화산에 닿았다.(10:10)
여기서 부터는 춘천지맥 능선이다. 복창고개, 범바위봉 경유해 갈림길(458.2m)에서 좌측으로 흐르는 춘천지맥과 작별하고, 우측방향으로 5분쯤 진행 잡초 목에 가려진 무인산불감시탑을 만났다. 너무 빽빽해 생동감 잃은 소나무 숲은 60%이상 솎아내야 건강한 숲으로 회복하겠지? 생각된다. 산속분지에 자리 잡은 문배마을을 차분하게 한 바퀴 돌아보려고 마음먹었다. 30분쯤 할애, 마을과 오수처리시설인 생태연못까지 돌아보고 “물깨말 구구리길, 봄내길”따라 문배마을에서 벗어나 검봉산가는 길목에 이른다. 굴봉산안내도에서 굴봉산역으로 코스를 수정할까?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코스 변경은 하지 않았다. 칼봉산을 향해 길게 뻗은 계단을 낑낑대며 조망테크를 경유 검봉산(530.2m) 이등 삼각점을 확인하면서고 숨을 헐떡거린다.(12:54) 뒤돌아서 100m쯤 내려선 안내판에서 이번은 흔들림 없이 ‘엘리시안 강촌 주차장’ 능선으로 방향을 잡았고,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 송전탑(283.7m)지나 갈림길에 이른다. ‘엘리시안 강촌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안내판이 서 있고, 내가 진행하려는 직진능선엔 가느다란 줄로 막았고 족적이 흐릿하다.(14:02)
-울타리와 철문이 닫혀있는 복창고개,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된 북한강-
허기부터 해결하고자 배낭을 내려놓고 해동된 빵과 떡으로 점심을 때운다. 지도를 펼쳐들고 잠시 망설이다 시간적으로 넉넉하므로 험로라 힘들더라도 스스로 지도에 그렸던 코스인 만큼 진행해야겠다. 부동의 통제선이라도 되는 듯이 버티고 있는 줄을 넘어선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거미줄과 잡초 목들로 걸리적거려 성가시다. 20여분 진행해 올라선 봉우리(225m)엔 팻말이 걸려있던 기둥목은 그대로 남아 있고, 우측(서울시립대학교수련원)으로 내려서는 흔적은 남아있는데 아무런 표식이 없다. 이어지는 능선은 그런대로 진행할만했으나, 능선이 끝나는 끝자락은 한마디로 고행길이라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통 신경을 집중한 보람으로 무탈하게 테마공원에 내려서 백양리역으로 이동했다.
-북한강 조망이 가능한 백양리역-
백양리역(白楊里驛)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의 경춘선전철역으로 북한강 경치를 접할 수 있다. 부역명은 엘리시안강촌으로, 인근에 엘리시안강촌 입구가 위치했지만, 강촌역과 무관하다. 겨울철 스키시즌엔 주말마다 용산역, 왕십리역, 청량리역에서 탑승 가능한 ITX-청춘열차를 운영한다. 백양리역에 정차한 열차는 강촌역 무정차, 백양리역에서 엘리시안강촌 스키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북한강변에 자리한 봉화, 검봉산행을 갈무리하며
엊그제 고희(古稀)구나 생각했는데, 유수처럼 흘러간 세월을 붙잡지 못했던 까닭으로, 계묘년 섣달 스무아흐레(癸卯年 十二月 二十九日)날 아이들이 정성을 다해 차려준 망팔(望八)잔칫상을 받은 기억이 어제 같다. 그런데 뚜벅뚜벅 쉬지 않고 흘러간 야속한 세월은 여덟 달씩이나 산수(傘壽)를 향해 달려가 버렸으니 원망할 수도 없지 않는가? 다급한 마음에 주치의(主治醫)를 찾았는데 위로는커녕, 나이와 체력이 한계를 넘어선 등산보다는 산보 같은 가벼운 운동을 권고 한다. 반세기 넘도록 탈없이 즐겨온 등산을 접는다면, 나이 들었다는 허울 때문에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면, 누군가가 챙겨준 밥이나 축내는 식충(食蟲)전락이나 무엇이 가르겠는가? 물론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는 본질을 거부가 아니다. 나의 작은 소망은 마지막 무대인만큼 벼랑에 서있는 이에게 손을 내밀어 따뜻하게 끌어안을 수 있는 삶이다.
시간차이가 있을 뿐 황제도 노숙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반드시 죽는다. 따라서 살아있는 동안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후회 없이 즐기느라 命(정해진 생명)보다 짧게는 한 달이나 한해쯤, 길게는 십년쯤 일찍 현장에서 사라지더라도 적자아닌 이문남긴 삶이니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금방 산에 올랐다가 더위에 지치고 가벼운 탈수증상 때문에 힘들게 하산했으나 기분만은 최고다. 산행은 오르내림의 연속이므로 많은 땀을 흐리며 기운이 모두 빠져나갔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몸에 쌓였던 노폐물을 땀이 깔끔하게 씻어낸 때문인지 참으로 개운하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에너지가 가슴속에서 강렬하게 꿈틀거린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4-09-04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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