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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산 초소에서 바라본 풍경, 눈발이 제법 거세다-
싱그러운 눈(雪)이 펑펑 내려, 러셀(Russell)산행(매조산-대자산)
제2320025008호 2024-01-27(월)
◆자리한 곳 :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나온 길 : 관산동-매조산-미타원-휘파람재-대자산-고양향교-안장고개-선유동-공릉천-오금천-오금천7교-삼송역
◆거리및시간: 4시간13분(12:55~17:08) ※ 도상거리 : 약14.2km <걸음 수(步行數) : 22,749보>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많은 눈이 내린 날 <‘해 뜸 07:40, ’해 짐17:50’ ‘최저 -1도, 최고 2도’>
甲辰年 송년 인사는 간편하게 문자로 대신한다.
사람이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정의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하므로 한마디로 단정 짓기엔 무리가 따름을 부정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히고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누가 뭐래도 지금껏 내가 해냈던 일은 소중했고,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자존심을 세우며, 땀 흘려 삶을 일구고 있는 자신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칭찬하고 큰 박수로 격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혈연관계는 아닐지라도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아름다운 인연들에게 같은 눈높이로 긍정적으로 따뜻하게 바라봐주셔서 감사하다는 갑진년(甲辰年)송년인사를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인 문자로 대신했다.
-고양 향교, 중국 사신길, 희망이 느껴진 설경-
父母님 생전에 금슬 좋으셔서 忌日(섣달그믐, 스무닷새)
생전에 의견충돌도 잦았지만 부부금슬이 좋으셨는데 돌아가신 날짜까지도 설날이 가까운 지난 24일(음력25일) 어머님 기일(탈상)이었다. 정리한지 이제 3일째인데, 선친(先親)기일이 내일(28일)로 다가왔다. 다음날 아침은 음력 설날이니 차례를 지내야 당연한데 조상님들께 면구스럽게도 홀아비처지라 여러 해 차례를 지내지 못했다. 기일에도 어쩔 수 없이 결혼한 딸아이를 불러 제수목록을 전달하고, 시장과 마트에서 정성으로 준비할 것을 닦달하는 임기응변을 지속해 나기는 어려운 일다. 낯부끄럽고 불효막급한 행위지만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인지라 아프지만 결단이 필요해 형제들 의견을 청취해 결단을 내렸다. 금년까지는 가풍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사를 모시고, 내년부턴 4일간격인 무모님 제사를 합제로 모시기 했다. 딸아이를 불러 제수목록 메모를 전달했고, 격식에 맞게 축문과 지방을 작성했으며, 모친 기일에 사용했던 병풍, 제기, 향과 모사그릇과 영전사진까지 꼼꼼하게 살폈으니 기다리만 남았다.
-매조산 입구, 내자 63세에 떠남, 목화밭 분위기와 흡사하다-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들뜬 마음으로 무작정 집을 나섰다.
저녁 시간을 기다리가 무료해 기상청날씨누리에 들어가니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눈이 예상되니 교통안전에 더욱 주의를 당부했고, 중부와 호남, 영남과 제주 산지에 대설특보가 내려졌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엔 5cm~20cm의 많은 눈이 내리겠다는 예보에 창밖을 살펴보니 밤사이 내렸던 비로 대지가 흠뻑 젖어있다. 많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11시가 가까운 시간인데도 강아지마냥 들뜬 마음에 설경이 어른거리고, 몸이 근질거림을 참지 못하고 주섬주섬 배낭을 꾸려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집을 나섰다. 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차가워 몸을 움츠리고 응암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집식구 모습이 스쳐간다. 4일전에 부모님 산소엔 다녀왔으니 설날이 가까운 오늘은 집식구 산소를 돌아보고 주변의 야산들을 연계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정했다.
-눈 쌓인 매조산 입구 풍경, 무심코 진행한 매조산 정상-
매조산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산 54에 자리한 동네 뒷산으로 높이는 159.3m이다.
야트막한 육산으로 뚜렷한 산길로 걷기 좋은 육산이나 도심과는 적당한 거리가 있어 높이에 비해 비교적 산새가 깊다고 느껴지는 산이며, 정상 어깨부분 남쪽에는 정혜옹주(선조와 인빈 김씨 소생)묘가, 북쪽엔 해인사 미타원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찾은 곳이다.
말로만 넘쳐난 애국자! 진정한 애국자 없는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라도 나름으로 생각하며 감정을 갖고 있지만 표현하지 않을 뿐 무감각한 사람은 세상에는 없다. 다만 그 생각이 터무니없거나 지극히 주간적인 언행이 불쑥 튀어나온다면 우리들은 그를 생각 없는 사람이라 칭하며 무시하고 조롱하기도 한다. 군주민수(君舟民水) 우리말 뜻으론 '임금은 배이며 백성은 물'이라는 말이다. 국민의 고단함과 아픔을 염려하며 함께 아파하고, 슬플 때 같이 괴로워하며, 진솔하고 열린 가슴으로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들어주고, 울어줄, 위정자가 훌륭한 정치인이며 지도자일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대한민국엔 말로는 모든 고관들께선 애국자다. 그러나 진정한 애국자는 한사람도 찾아볼 수 없고, 편견과 아집에 당리당략으로 무장한 정치투사만 득실거리니, 머리 깎고 산으로 스며들고 싶은 마음만 간절하다. 격하게 사색하느라 갈림길을 지나쳐 매조산 정상까지 진행했다. 후진해 해인사 미타원 납골당에 잠들어 있는 집식구를 찾아 한미한 집안의 종손으로 봉착한 어려움을 한참동안 넋두리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휘파람고개에서 고양 향교에 이르며 만난 설경-
대자산(大慈山) :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과 고양동에 둘러 싸여 있는 높이 200.8m 산이다.
해발 148m, 130m, 201m, 122m, 150m의 봉우리들로 이어져 산책이나 등산, MTB 코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근 문화재로 대자산 서쪽 기슭 대자동에 최영장군 묘와 성령대군 묘가 있으며, 동쪽 고양동에는 중남미문화원과 고양향교가 자리 잡고 있다. 조선시대 대자산에 대자암(大慈菴)이란 사찰이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태종 18년(1418) 2월 4일 태종의 넷째 아들인 충녕대군(훗날 세종대왕)의 친동생 성녕대군(誠寧大君)이 홍역으로 14살에 죽자 그 명복을 빌기 위해 성녕대군 묘소 인근에 사찰을 건립해 처음에는 대자암(大慈庵)이라 불렀다. 대자암은 후에 소실되었으며, 성령대군을 모시는 사당으로 '대자사'(大慈祠)가 건립돼 현재 묘역에 있다. 대자암은 무덤 근처에 큰 자비를 내린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이 이름을 따서 마을 이름도 '산기동'에서 '대자리'(大慈里)로 명명하였고, 뒷산을 '대자산'이라 불렀다. 당시 숭유억불 정책의 분위기임에도 대자암은 세종, 문종 등 왕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번성을 거듭했으며, 특히 세종 때는 사원지를 비롯한 땅이 250 결(약 50만 평), 승려 120명, 노비만 수백 명인 거찰이었다 한다.
-선유동에서 만난 철도 풍경, 고양 아쿠아 촬영장 풍경-
경유한 주요 지점들을 가볍게 정리한다.
지하철 응암역에서 불광역(6호선)으로 이동, 3호선으로 환승, 삼송역 8번 출구에서 버스정류장에 올라서 시내버스 26번으로 환승 필리핀참전비 정류장에 하차한다. 지금도 약하게 내리고 있는 싱그럽고 깨끗한 백설이 대자동 통일로휴게소 우측 산자락에도 어김없이 곱게 쌓여있다. 어지러운 세상의 모든 것들을 깡그리 덮어버린 아름다운 풍경으로 마음이 편안하다. 아무도 지나지 않은 눈길을 조금은 들뜬 기분에 스틱으로 가볍게 더듬이질하는 러셀(Russell)로 산행을 시작하는 기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매조산 정상은 이미 다녀왔으니 미타원에서 약1.4km 도로 따라 휘파람재에서 대자산을 경유해 고양향교로 향하데, 짧은 시간 폭설이 쏟아지며 지나온 내 발자국을 모두 지워버린다. 호국로(39번국도)와 중국 사신길을 경유해 이직선생묘를 지나 안장고개에서 야산하나를 넘어선다. 선유동 철로와 공릉천 넘어 고양아쿠아 특수촬영 스트디오에서 공릉천 둑방길을 따르다 오금천 둑방길을 진행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오금천7교에서 고갯길을 진행해 통일로(1번국도)건너 삼송역에서 행복했던 눈 산행을 마감한다.
-공릉천둑방길 풍경, 오금천에서 삼송역으로 향한 곳-
가정교육이란 화두로 눈길 산행을 마감하며
지하철 삼송역이 개인 체육관으로 착각한 아이 셋이 고성방가에 씨름판을 벌이는 상황을 흐뭇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어느 부부에게서 느낀 점이다. 사람은 죽는 날까지 가정은 물론이고 생활에서 공부하고 체험해야 할 교육이 필수라는 생각이다. 다만 각자가 열린 마음으로 공부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문제다. 가정교육이 중요한 것은 부모의 말 한마디와 행동들이 고스란히 자녀의 눈에 비쳐지는 거울로 아이들의 성품을 만들기 때문에, 부모는 몸가짐을 바로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실행하는 것이 가정교육의 기본이다. 불편한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시간에 도착한 전철이 오늘처럼 고마운 적은 없었다. 기습적인 속설로 인해 잠시도 쉬지 못하고 진행한 결과 평소산행 보다는 힘들어 몸은 지쳤지만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이라 내일이면 선친께서 영면하신지 벌써 7주년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관조하고 응시하는 것도 방법중하나란 결론에 도달했다. 노출된 귓바퀴와 코끝이 추위 때문에 감각이 둔해도 수묵산수화 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들어도 눈길에도 미끄러지지 않고, 조급하지 않으며, 현실 부정보다는 긍정하고, 위기의 순간에도 희망을 찾으려는 의연한 행동을 확인하기엔 겨울 산이 최적격임을 다시 확인한 갑진년(甲辰年) 마지막 산행을 마감한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5-01-30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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