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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진산인 구름산의 운산정, 광명의 주요 5산 등산안내도-
인간 최고의 슬픔은 역류(逆流)다.<광명五(도문. 도덕. 운. 가학. 서독)산>
제2330025018호 2024-02-28(금)
◆자리한 곳 : 경기도 김포시. 인천시 서구.
◆지나온 길 : 철산역-도문산-도덕산-캠핑장-광명보건소-아들나무-가리대광장-구름산-가학산-도고내오거리-활공장-서독산-안서초교-광명역
◆거리및시간: 6시간53분(10:49~17:42) ※ 도상거리 : 약18.1km <걸음 수(步行數) : 28,505보>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오전 흐림 오후 해 <‘해 뜸 07:05, ’해 짐18:25’ ‘최저 2도, 최고 12도’>
우중충한 날씨, 진입로는 공사로 폐쇄, 순조롭지 못한 시작.
집을 나서자 멀쩡하던 불광천 산책로와 시설물들을 뜯어내고 재시공하느라, 미세먼지와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 안타깝고 답답한 심경으로 하늘을 우러르니 구름인지 황사먼지인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처럼 우중충하다. 수도권 전철 6, 2, 7호선을 환승 철산역에 하차, 화장실에 들렀다. 산행들머리로 정했던 2번 출구는 공사로 인해 폐쇄했으니 여건상 3번 출구로 수정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려 도덕산 야생화단지로 향했는데 재개발공사로 지형이 변했고 등산로까지 봉쇄되었다. 등산로를 찾으려고 이곳저곳을 기웃 기리며 400m 남짓을 이동 끝에 가까스로 진입로를 찾았다. 급한 오르막 계단을 극복하느라 숨을 헐떡거리고, 체온이 상승해 점퍼부터 벗어던지고, 다시 철계단에 올라서 철산우물(사용금지)을 경유해 야생화단지에 올라선다.
-철산주민들의 식수였던 우물, 도문산(KBS TV중계소)정상 풍경-
도문산(道門山) :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산 68에 위치한 높이 170.7m로 송신탑이 자리한다.
확실한 기록은 없으나 능선상으로 독립된 산이라기보다는 도덕산의 봉우리중 하나인 북봉에 해당한다.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산철쭉, 영산홍, 자산홍, 백철쭉 등이 만발하는 봄이면 멀리서 온 사람들도 그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며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만개한 야생화단지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송신탑 주변엔 운동기구 설치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비교적 조망이 좋은 곳이다.
-옛날 사신들이 도와 덕을 나누었다는 도덕산에서 만난 풍경-
도덕산(道德山) :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철산동·하안동에 걸쳐있는 해발 183.1m 산이다.
남쪽으로 수양고개를 기점으로 구름산으로 이어져있다. 산 이름은 옛날에 사신들이 산봉우리에 모여 도와 덕을 나누었다하여 불리게 된 것으로 전한다. 산정부에 삼국시대의 토석 축을 쌓아진 도덕산성(道德山城)있었다고 보고되었으나 산성의 흔적은 없고 다만 백제시대 때 봉수대나 소규모 요새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3기의 보루군이 발견되었다. 광명시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근린도심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으로, 도덕산공원, 야생화단지, 인공폭포공원 등 도시자연공원 조성되어 주민의 휴식처로 이용된다.
생명체는 반드시 죽는다, 하지만 역류(逆流)는 슬픔이다.
도문산(KBS광명TV중계소)에서 출렁다리와 도덕산 정상을 경유 첫 번째 도덕산캠핑장 갈림길은 생각 없이 그냥 지나쳤다. 원광명고개를 넘어서며 안터저수지가 보고 싶어진다. 예정했던 산행코스를 일부 조정해 캠핑장갈림길(구름산 3.1km→/도덕산캠핑장 0.5km↑)에서 도덕산캠핑장으로 내려서 안터저수지, 광명보건소, 구름산 등산로에서 아들나무를 찾았다. 어느덧 18년이란 세월이 흘러가 주변풍경이 많이 변했으나 아들나무만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미 예상은 했었지만 너무 심하다. 지난겨울 폭설로 인해 부러진 소나무가지와 나뭇가지들은 널브러져 지주목으로, 자유롭게 자라난 가시넝쿨들과 어울려 완벽한 울타리를 형성 발길을 막았다. 배낭부터 내려놓고 바람막이 점퍼까지 벗고 스마트한 복장으로, 준비해온 전지가위를 동원해 가시넝쿨들을 자르거나 뿌리째 뽑아낸 다음, 나뭇가지들을 치우고 진입로를 확보하는데 40분을 소요했다.
-조부모님과 부모를 앞서간 불효자, 그래도 아픈 손가락이다-
우리 속담에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말이나 글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예부터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부모님이 돌아가면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에 이른다는 천붕(天崩)이라고 한다. 그리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나, 자식이 먼저 세상을 뜨면 혹독할 참(慘), 근심할 척(慽), 참척(慘慽)이라고 한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심이 자식의 죽음보다 슬픔이 덜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은 차치하고, 태어난 순서대로 떠나는 것이야 순리이니 힘들어도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랫사람이 순서를 어기고 2단계나 뛰어넘어, 조부모(祖父母)님과 부모(父母)보다 앞서 떠남은 천륜을 어기는 역류(逆流)이므로 받아들이기가 매우어렵이다. 따라서 부모님과의 작별은 순서가 정해진 슬픔이지만, 자식과의 이별은 참아내기 조차도 어려운 깊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은 것이 세상이므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앞세운 고통에도, 자신이 책임져야 할 남아있는 자녀와 가족들만이라도 잘 살아가도록 가장의 책임을 소홀하지 않으려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아내며 살아온 까닭이다.
수목장(樹木葬) : 입지가 좋은 곳에 나무를 심어 가꾸고 그 뿌리 부분에 화장한 고인의 뼛가루를 묻는 방법을 말한다. 고인의 이름이 새겨진 나무패를 나뭇가지에 걸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픈 손가락(열 손가락 중 유난히 더 아픈 손가락은 있다)
잡목을 제거하느라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수 한잔으로 씻어내는데, 실체가 불분명한 설움이 복받쳐 울컥 눈물이 쏟아진다. 울타리펜스를 넘어서 녀석과 함께했던 추억들로 가득한 등산에 복귀했다. 녀석은 28세(우리나이)란 짧은 삶을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새 생명으로 대신하고, 2007년도 오늘(2월28일) 하늘나라 여행을 떠났으니 어느덧 해가 18번이 바뀌었다. 녀석의 동창생들은 금년 46세(한국나이)가 됐다. 이미 30년이 훨씬 지나빛바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이어진다. 오늘은 혼자 걷는 이 산길을 녀석(초. 중학생)과 휴일이면 자주 산행하고, 목욕탕과 식사하며, 즐거워했던 순간들이, 너무나 또렷해 숨은 헐떡거려지고, 눈가엔 이슬이 마르질 않는다. 때맞춰 딸아이가 전화해서 정신을 가다듬었다. 동기간(同氣間)인 오빠에게 너무 무심해 서운한 애비의 마음을 리얼하게 전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의 설움은 아니기에 전하지 못했다.
-광명시 주산인 구름산. 산불감시 초소, 정상석이 튼실하다-
구름산(雲山) :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과 노온사동에 걸쳐있는 높이 237m이며 광명의 주산이다.
구름이 많아 구름산(운산: 雲山)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다른 이름으로 아왕산(阿王山)이라고도 불렸는데, 산 밑 아방리에 애기능(아왕릉:阿王陵)이 있어서 불렸던 이름이다. 애기능은 인조의 적장자인 소현세자의 세자빈인 민회빈 강씨의 묘로 무고하게 사사되었다가 숙종 때에야 신원이 복위되었다. 지금의 노온사동 영회원이다. 남쪽으로는 능고개를 기점으로 가학산과 서독산으로 이어지며, 북쪽으로는 수양고개를 기점으로 도덕산으로 이어진다. 높이가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숲이 깊고 울창하며, 일대의 조망이 좋아 근린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으로 1997년에 도시자연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가학산 전망대, 광명 생활폐기물 처리 소각시설이 돋보인다.-
가학산(駕鶴山) :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일직동·노온사동·소하동에 걸쳐있는 해발 220m 산이다.
옛날에 학(백로)이 멍에처럼 마을을 둘러쌌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도 전한다. 남쪽으로는 도고내고개를 기점으로 서독산과, 북쪽으로는 능고개를 기점으로 구름산과 연결되어 있다, 산자락에 폐광을 테마파크로 탈바꿈한 가학광산동굴과 반딧불이 서식지를 이전 복원한 가학생태학습장 등이 있다.
-두 번째 활공장에서 만난 출입금지, 군부대 서독산 정상 출입 불가-
서독산(書讀山) :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과 안양시 박달동의 경계에 위치한 높이 180m 산이다.
옛날 선비들이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책을 읽으며 실력을 갈고 닦던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서덕산(書德山), 청덕산(靑德山)이라고도 한다. 1급수인 양지천을 비롯하여, 너구리·반딧불이의 집단 서식지이고 자생식생들이 많고 식생 교란요인이 적어 보존가치가 높은 산이지만, 안양·광명의 개발압력으로 자연환경이 오랫동안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양지천습지는 KTX 서독산터널 공사로 모두 사라졌다.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가학산과 이어지며 산의 서쪽으로 KTX광명역과 역세권 개발지가 위치한다. 산자락에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의 휘하 장수로 활약한 무의공 이순신(武毅公 李純信)과 조선중기의 명신인 오리 이원익(梧里 李元翼)의 묘가 있다.
-30년 베테랑이 활공 바람을 기다린다. 광명역 전철은 시간당 1대꼴이다-
광명시 주요 산들과 함께했던 산행을 마감하며
변화무쌍한 2월 마지막 날의 날씨는 오전은 을씨년스럽게 흐렸다. 버릇처럼 지도에 붉은색 펜으로 그렸던 코스(도덕산-밤일육교-한치고개-구름산갈림길-가리대광장-아들나무)를 일부 변경한다. 도덕산이정목(구름산 3.1km)지점에서 수정한 코스(캠핑장-안터저수지-광명보건소-아들나무)로 변경했다. 오후에는 포근하고 태양을 볼 수 있도록 날씨가 밝아진 덕분에 우울하던 기분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오늘 진행한 코스<철산역-야생화단지-도문산(KBS광명TV중계소)-도덕산-캠핑장갈림길-캠핑장-안터저수지-광명보건소-아들나무(보건소입구100m)-돌산전망대-가리대광장-산불감시초소-구름산-가학산-도고내오거리-제1활공장-제2활공장-서독산(군부대8부능선)-안서초등학교-박달로-오리로-KTX광명역>로 완성했다. 산행을 마감하고 광명역에 도착했다. 누군가와 한잔하며 가슴에 뭉쳐있는 응어리를 풀어내지 않는다면 반드시 화병이 발병하고야 말겠다는 절박함에서 마음 나눌 많은 지인들의 얼굴을 생각했으나 그냥 스쳐가다 여친에서 멈춘다. 전화로 불러내 가볍게 한잔 하며 무언(無言)으로 서러운 속마음을 교감하고 터벅터벅 귀가한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5-03-03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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