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기막골(가압장으로 추정되는 공터)정상, 능선에서 바라본 풍광-
계획한 30% 실행, 70% 포기, 산행 실패담<사기막골-국수봉>
제2331025019호 2025-03-05(수)
◆자리한 곳 : 경기도 광주시
◆지나온 길 : 삼동역-뉴서울CC-사기막골정상-국수봉-중대물빛공원-3번국도(진출입램프 개설공사장)-중대물빛공원-삼동역
◆거리및시간: 5시간06분(10:37~15:43) ※ 도상거리 : 약15.6km <걸음 수(步行數) : 24,279보>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구름 많음 <‘해 뜸 06:58, '해 짐 18:29’ ‘최저 -1도, '최고 8도'>
이용한 교통편 수도권 전철
갈 때: 6호선-불광역(3호선 환승)-신사역(신분당선 환승)-판교역(경강선 환승)-삼동역2번 출구 산행시작.
올 때: 삼동역-이매역(수인분당선 환승)-수서역(3호선 환승)-연신내역(6호선 환승)-응암역-불광천 따라 귀가
계획만은 완벽했기에 보무도 당당하게 집을 나선다.
春3월 시작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기 때문에 미루다보니, 추운 겨울을 피해 지하에서 동면하던 냉혈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할 무렵이라는 ’경칩' 절기와 우연까지 일치, 3월 첫 산행이다. 지도에 적색으로 코스와 진행거리: 19.5km를 나에게 알맞게 예상(7시간)으로 계산해서 표시한 지도를 복사해 보무(步武)당당하게 집을 나섰다.(08:05) 예정코스<삼동역(2번 출구)–뉴서울CC컨트리클럽15~16홀 경유-사기막골정상-국수봉–중대물빛공원(중앙저수지)-3번국도(자동차전용도로)연결통로-깃대봉(팔각정)-고장고개-목동-능안산-고동골고개-세종포천고속도로(이동통로)-너락봉(252.5m)-강남300컨트리클럽-곧은골고개-응달평산-영장산-매지봉(275.1m)-종지봉(215m)-돌마터널 상부-이매역(3번 출구)>
-발품 장소, 할머니께서 알려준 등산로, 들머리 가는 입구 풍경-
너무 순조롭다면 재앙일 가능성이 높은 법인데, 그걸 놓쳤다.
수도권 경강선 삼동역은 시골역이라 비교적 한가한 편인데 시간대까지 맞아서 내리는 승객이 단출했다. 2번 출구를 동내주민(할머니)과 함께 나서게 됐고, 붙임성 좋은 분이라 자신도 산에 자주 간다며 스스럼없이 말을 건넨다. 겨울이라 눈 때문에 미끄러워 쉬고 있다며 날 풀기면 건강관리 차원에서 다시 등산을 하겠다며, 중대천에서 테크가 산기슭 등산로 까지 이어져 편하다는 친절한 안내에 감사한다. 테크가 끝난 차도(고불로)에서 진입로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할머니가 알려준 대로 주거지와 산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는 이정목(← 3.02km:고불산, 5.26km:영장산:8.24km/ 검단산:1.23km↓)에서 지도를 꺼내 살펴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삼동역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보편적인 등산로가 분명할 것이란 확신에서 할머니께선 친절하게 알려주셨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진행하자했던 코스는 정반대편으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코스이기에 발생한 헤프닝이었다. 굴다리를 통과 주택지와 산의 경계지에 도착해서 입산 흔적을 매의 눈으로 살폈으나 옹벽이나 울타리 기타 장애물들 때문에 진입이 불가했다. 삼동역을 지나가는 경충고가대로와 맞닿는 지점에서 텃밭 샛길사이로 산으로 이어지는 선명한 길을 발견했다. 50분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으니, 예상 7시간에 산행을 끝내지 않으면 야간산행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마음이 바빠진다.
-곡절 끝에 찾은 들머리, 골프장 울타리, 눈 쌓인 골프장16번 홀-
순조롭게 진행해도 시간적으로 빠듯해 마음만 바쁘다.
매우 가파르지만 오늘 아침 무렵에 등산로를 정비한 선명한 흔적이 의아하고 궁금했으나 달리 알아볼 방법이 없다. 그냥 오르막에 도전하는데 어제 내린 눈이 녹아 젖어 있은 경사로가 마치 미끄럼틀처럼 미끄러웠으나 밧줄이 걸려있어 도움이 됐다. 능선에 올라서니 썰매수레(함석으로 엉성하게 만든 작은 배 모양의 네모난 눈썰매와 비슷한 도구)가 흙이 묻어있다. 조금 전 이도구가 지나간 흔적을 내가 따르고 있구나! 짐작했다. 조금 진행하니 엔진 톱 소리가 들렸고 나무들 사이로 사람의 움직임이 어른거렸다. 다가서니 고사목을 베어내고 있다가 갑작스런 인기척에 놀란 표정으로 뒤돌아본다. 수고해주신 덕분에 편하게 진행할 수 있어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네자, 그분도 마음의 문을 열고 말을 시작한다. 위암수술로 운동이 필요한 상황이라 관계기관에 고사목 수거를 신고하고, 운동을 겸해 개인찜질용 연료로 죽은 나무를 수거 장작으로 잘라서, 자신이 제작한 수레에 실어 나르고 있단다. 의문점이 풀렸으니,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덕담을 나누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식등산로가 아닌데다 찾는 이가 드문 오지라 지도만으론 들머리 찾기가 매우 어렵다. 희미한 족적추적에 몰두하다 ’뉴서울CC컨트리클럽‘ 울타리와 마주한다. 능선 따라 길게 이어졌으나 출입구가 열려있어 진행에 불편은 없었다. 골프장15~16홀을 경유하는 구간엔 어제 내린 눈이 쌓여있어 매우 미끄러워 발과 스틱 끝에 신경을 집중하며 사기막골(가압장으로 생각되는 넓은 공터)정상에 올라서 현 위치(이정목)과 마주했다.(12:20)
-'죽천' 선배님 건강하시지요?, 이름에 비해 허전한 국수봉 정상-
-극복하기 어려운, 3번국도(도시고속도로) 진출입램프 개설공사-
독도에 인색했고 공사로 인해 여건이 나빠 망설임이 길어진다.
내리막 눈길이라 조심해서 국수봉(269.6m)을 경유해 사각정자 쉽터를 지나면서 소나무가지에 결려있는 '竹泉'선배님의 리본을 만났는데 직접 뵌 듯이 반갑기만 했다. 눈길에서 자유로워 졌으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진다. 중대동(굴다리)을 경유 중앙저수지(중대물빛공원)제방을 지나서 운동기구 자리한 곳에 이르렀다. 천막과 산책로 폐쇄 안내판이 발길을 붙들었으나 뚫고나갈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란 확신으로, 저지선을 넘어 도시고속도로나 마찬가지인 3번국도 생태통로 철망까지는 그냥 올라섰으나 끝자락을 여러 줄의 밧줄로 막아놓았다. '위험 추락주의' 안내문이 걸려 있었으나 무시하고, 출입 통제선을 넘어서 탈출로를 백방으로 찾다가 공사장 관계자와 마주쳤다. 진출입램프 개설공사로 매우 위험하니 어서 돌아가라는 핀잔까지 받았으나, 고집을 꺾지 못했으나 직각으로 깎아내린 절개를 안전하게 극복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 쓸쓸히 뒤돌아서 장애물을 넘고 건너 중대물빛공원관리소 야외식탁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과일과 떡으로 점심을 때운다.
-중대물빛공원(중앙저수지) 풍경에서도 겨울 속 봄이 느껴진다.-
이미 꺾여버린 마음 때문에 안전을 위해 도중에 접었다.
지도를 펼쳐들고 적당한 우회길를 찾아보니 광남1동사무소 버스정류장까지 도로 따라 약 1.5km를 이동해야 했다. 현재시간 14시46분 일몰까지는 3시간 40여분 남짓인데, 진행해야 할 거리는 15km 평상시면 몰라도 눈길이라 조금은 부담스럽다. 한번 꺾인 마음 회복이 더딘 것이 더 큰 문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지 안던가? 과욕은 금물이니 오늘은 여기서 접자. 대신에 봄꽃이 만개하게 화사할 때 재도전하기로 자신과 타협한다. “창세기” 문구까지 소환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했는데 정반대의 결과에 자존심도 상하고낯부끄럽지만 차선책도 오답은 아닐 것이란 자기합리화를 받아들인다. 중대물빛공원을 꼼꼼하게 한 바퀴 돌아보고 이택재(麗澤齋)를 경유해 삼동역으로 원점 회귀하는 것으로 일정을 재정비 했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5-01-07
계백 (배상)
클릭하시면 저에 관한 조금 더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잔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