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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회갑잔치 어머님- ![]() -85세 노인대학 졸업기념- 최순이 여사님 靈前 92년 생에중 18년은 소녀 최순이, 74년을 諸葛氏 종부로 살아오신 어머님 세상의 어떤 생명체도 영원하지 않음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나와는 무관하다 생각했었는데 어머님께서 주인공이라니 충격이 크기만 합니다. 생면부지의 죽음에도 숙연해지는 것이 인간일진데, 하물며 모친(母親)께서 이승과 저승의 한가운데 계시는데 자식이 편하게 받아드릴 수 있겠는지요? 5년前 선친(先親)께옵서 영면에 드셨을 때에 미구에 찾아올 이별을 생각했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다짐했었는데, 막상 어머님 영정 앞에 서니 가슴이 먹먹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따스하신 어머님 사랑이 묵향처럼 그리움으로 전신에 스며듭니다. 아둔해서 몰랐습니다. 이제야 영정사진 앞에서 서니 분명하게 느껴지는 어머님의 품격(品格), 특유의 강단 있으면서도 온화하고 ,잔잔하신 다정함도, 안부전화도 드릴 수 없고, 식사도 대접할 수 없으니 영원한 이별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 7남매의 모친(母親)이기 전에 소녀 최순이,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절 부유한 크리스천(Christian) 집안에 태어나, 소학교졸업 가풍(家風)에 따라 크리스천 계열에 진학 학업 중, 돌림병치료차 휴학요양 중, 동네국민학교에 부임한 총각선생(先親)과 눈 맞아, 사랑을 선택, 종교, 학업, 소녀의 꿈을 모두 18세의 작은 가슴에 묻고 결혼, 이후 74년을 최순이란 이름을 버리고 낭군(郎君)님의 내자로 한 지붕 4대의 한미한 가문 남양제갈(南陽諸葛)씨 안주인으로 곤궁한 삶을 자청, 시조모, 시당숙, 시부모님 이하 다수의 시누이 시아재 등 20명에 달하는 대가족의 종부로 또 7남매의 어머니로 훌륭한 삶을 살아내신 모친께서는 다산(정약용)이 삶의 덕목으로 가르쳤던 용모, 말씨, 성품, 행동 4가지<사의(四宜)>를 몸소 온전히 실천하신 구시대적 진짜 종부가 틀림이 없으신 최순이 여사님께서 살아내신 74년 인생역경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목 놓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할 수도 없으시고, 잔잔한 미소도 뵐 수 없다는 상실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오나 슬픔에만 젖어 있다면 어머님께서 실망하고 꾸중하실 것이므로 우리 7남매는 흐트러진 몸과 정신을 수습 49재를 올리오니 감응하소서! 어머님께서도 이젠 가문과 자식들에 대한 버거운 짐일랑 다 내려놓으시고 천상에서 편안하신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하나이다. 癸卯年 二月 壬戌日 子 諸葛 洪 拜上 |